[바이블노믹스83] 현지화 경영 = 에돔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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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83] 현지화 경영 = 에돔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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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83] 현지화 경영 = 에돔 왕국

 

김민홍  주간<기독교> 2022.06.08 

 

기업 해외 진출 때 원주민 믿고 동화 돼야

에서 세일산 진출 호리 족속과 통합 이뤄

 

그는 한국에서 피혁공장을 운영했다. 연간 1억 달러 이상 수출했다. 그는 중국을 선택했다. 공장시설까지 몽땅 싸 들고 발해만 쪽으로 들어갔다. 중국 현지에서는 땅을 가진 중국인과 합작했다. 총지배인(사장)엔 중국인을 임명했다. 종업원도 죄다 중국인을 고용했다. 한국에선 극소수 직원만 현지로 갔다. 기술진과 품질관리 요원들이다. 그는 철저하게 현지화전략을 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비단 중국뿐만 아니다. 루마니아, 체코 등 동구라파나 동남아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해외 진출 기업들은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결같이 초반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실적이 나빠졌다. 까닭은 현지에 뿌리를 내리는 경영전략을 쓰지 못한 탓이다. 현지 적응을 위한 적극적인 동화정책을 폈어야 했다. 특히 중국 쪽은 심했다. CJ 등 대기업들도 중국진출에서 고전했다. 중소기업은 더 힘들었다. 유통업은 거의 철수 단계까지 내몰렸다. E마트, 롯데 등도 점포 축소·철수를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노동 집약 업종들이다. 

 

국내 기업들은 환경 등 규제가 심해지자 해외 이전을 추진했다. 또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려는 계산에서 그랬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다. 신시장 개척과 경쟁사 보다 가격 등에서 우위를 계속 다지기 위해서다. 좁은 국내 시장에선 지속 성장이 어렵다. 해외 진출은 우리 기업의 숙명이고 성장전략이다. 우리가 쓰고 돈을 벌 수 있는 땅은 넓혀야 한다. 지구촌 끝까지 나가야 한다. 에돔은 에서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동시에 에서의 자손들이 세운 나라이기도 하다. 에서는 야곱이 들어오자, 자신의 캠프를 세일산 쪽으로 옮긴다. 이방지역 진출이다. 오늘날로 치면 해외 진출이다. 세일산은 사해 남쪽 아라비아 동쪽에 자리했다. 산악지대라 녹지도 적고 황무지나 다름없다. 

 

에서는 아내가 셋이나 된다. 둘은 가나안 지역의 여인들이다. 헷족과 히위족 딸이다. 다른 하나가 이스마엘 딸이다. 그러나 죄다 믿음의 자녀가 아니다. 이스마엘 딸도 영적으로는 이방인이나 다름없다. 에서는 믿음의 딸을 아내로 선택하지 않아 하나님과 멀어진다. 이삭과 리브가는 이점이 못마땅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리브가를 자신의 아내로 골랐다는 점에서 깨달음이 컸다. 이삭은 에서를 불쌍하게 여겼다. 하나님과 거리를 두는 에서의 삶이 불안했다. 죄악의 길을 걷는 아들을 말리지도 못했다. 

 

그래도 하나님은 달랐다. 에서에게도 축복을 내렸다. 많은 자녀들이 태어났다. 족장만 해도 맏아들 엘리바스를 비롯해 모두 7명이나 될 정도로 번성했다. 에서는 독립의 길을 걸었다. 목축업이 잘돼서 재산이 크게 늘어났다. 동생 야곱이 들어오자 땅이 좁았다. 에서는 이주를 결정했다. 선택한 곳이 세일산 쪽이다. 여기에는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호리 족속이다. 족장만 해도 7명이나 됐다. 에서는 세일산 쪽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호리족에 완전히 동화했다. 오히려 호리족을 흡수합병 해 버린다. 훗날 호리족과 힘을 합쳐 에돔 왕국까지 세운다. 이스라엘 왕국보다 훨씬 앞섰다. 이웃 나라를 수시로 괴롭힌 강력한 왕권국가를 만들었다. 에서는 타국에 들어가 현지경영에 성공한 사례이다. 

 

에서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것은 에서가 그래도 호리족보다 선진화됐기 때문이다. 호리족은 세일산 밑에 갇혀서 선진문물을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에서는 달랐다. 남쪽으로 이집트 국경지대까지 갔었다. 또 북쪽으로 당시 문화가 꽃피었던 다메섹부근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다. 에서의 혼맥도 무시할 수 없다. 에서는 가나안 7대 부족 중 헷족, 히위족 딸을 아내로 데려왔다. 이미 상당한 세력을 형성했던 이스마엘 딸도 아내로 삼았다. 이 혼맥은 에서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알렉산더 대왕도 현지화 전략으로 결혼을 장려했다. 본인도 ‘록사나’라는 정복지역 공주를 아내로 삼았다. 현지화 경영은 현지 문화를 수용하고 현지인과 동화하는 것이 으뜸이다.

 

SK그룹은 중국에서 뿌리를 잘 내린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는 중국인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했다. 투자보다는 동화전략을 폈다. 한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TV프로그램 장학퀴즈를 중국 공중파에다 그대로 실었다. 토요일 중국인들은 TV장학 퀴즈에 빠지면서 SK그룹을 자신들 기업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또 SK는 구매업무를 현지 중국인에게 전담시켰다. 중국인이 구매에 나서면 한국인보다 훨씬 유리했다. 값도 싼 상품을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비즈니스의 중간 과정도 중국인에게 맡겼다. 서울 본사에서는 재무 등 특별관리만 직접 손을 댔다. 화학적 통합에 무게를 두고 동화전략을 폈다.

 

통합은 어렵다. 서로 다른 문화와 시스템의 통합은 더더욱 힘들다. 통합이 실패하면 긴장과 대립만 키워진다. 통합자들 입장은 대등하기가 어렵다. 한쪽은 기울어지고 약세에 놓인다. 해외 진출 때 상대국 고용인들은 적대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마음을 달래고 상처를 입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불모지에서 왕국을 건국한 에서의 리더십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실제 에서는 실패자다. 그는 하나님의 섭리가 작동한 성공의 진실을 외면했다. 불순종이 저지른 오만방자한 행동이다. 에돔 왕국이 장수를 누리지 못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하나님께 불순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현지 경영의 성패도 그렇다. 현지인의 신뢰와 문화수용 등 동화전략이 핵심이다. 

 

 김민홍 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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