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61. 완장을 찼을 때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7961번째 쪽지!
□완장을 찼을 때
1.나는 누구인가? 어떤 ‘완장’을 찼을 때 나오는 모습이 진짜 나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힘이 주어졌을 때 그는 겸손히 그 힘을 가지고 사람들을 더 잘 섬긴다면 그 사람은 모든 면에서 건강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완장을 채워놓으면 돌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그의 본심입니다. 그는 그 힘을 가지고 군림합니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갑질을 합니다.
2.윤흥길의 ‘완장’이라는 소설은 ‘갑질’이나 ‘완장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떠올리는 소설입니다. 야산 개발 사업에 편승해 벼락부자가 된 사장은 저수지 사용권을 따내 양어장을 만들고 그 관리를 동네 건달 ‘임종술’에게 맡깁니다. 완장을 찬 종술은 권력에 취해 낚시질을 못하게 단속한답시고 저수지를 찾은 남녀에게 벌을 주거나 고기를 잡던 초등학교 동창을 폭행하는 등 말썽을 부려 경찰과 수리조합 직원들과 부딪치게 되고 결국 완장을 저수지에 버리고 마을을 떠난다는 풍자 소설입니다.
3.내가 힘을 가지고 있고 타인을 지배할 수 있다는 느낌은 굉장한 쾌감으로 작용하고 그것은 뇌의 기능조차도 바꾼다고 합니다. 권력에 취할수록 감정조절 역할을 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서 타인의 감정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도파민 호르몬을 과하게 분비시켜 권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욕심이 생기게 한다는 것이죠. “성공하더니 사람이 변했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나는 완장을 찼을 때 어떤 사람입니까?
4.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며 자신을 감추는 ‘가면 증후군’을 심하게 앓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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