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돗의 밭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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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돗의 밭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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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돗의 밭을 사라”
예레미야 32:1~16
신유박해(1801) 때에 이 땅의 고통받는 천주교인 가운데에 황사영이 제천의 한 동굴에 피신하여 북경의 주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62×38cm의 명주천에 가는 붓으로 13,311자를 적었습니다. 이를 ‘황사영의 백서’라고 하는데 그 내용은 당시 조선의 천주교 교세와 중국인 신부 주문모의 활동과 순교, 그리고 신유사옥에서 숨진 교인들에 대하여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절망의 상황을 종식시키고 종교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하여 서양의 진기한 과학 서적과 유용한 물건들을 가득 실은 무장한 큰 배를 5~6만의 군대와 함께 조선에 보내 조정을 압박하면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이를 대박청래(大舶請來)라고 합니다. 1577년 마테오리치가 보물이 가득 실은 배를 타고 명 황제의 환심을 얻으며 궁정에 입성하여 우호적인 환경에서 선교하였던 것처럼 19세기 초 암울한 조선 사회에 희망이 찾아오기를 기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찾아온 것은 피비린내 나는 핍박이었습니다. 황사영의 백서에 등장하는 ‘대박청래’는 1866년 병인양요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즈음에서 우리는 혼돈스럽습니다. 종교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와 외세에 의하여 조국에 군대를 파견해 달라는 반민족 행위 사이에 절충점은 과연 있는 걸까요?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일과 애국이 일치하지 않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할까요? 쉽지 않습니다.
예언자의 숙명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말씀을 변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받은 말씀이 시대에 적합하다거나 백성의 호소력 여부와 상관없습니다. 보편적인 원리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고치거나 침묵할 수 없습니다. 에누리 없이 전하는 일이 예언자의 숙명입니다. 지금 유다는 바빌로니아에 의하여 예루살렘이 포위되어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시드기야 왕에 의하여 구금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예레미야가 감옥에 갇힌 이유는 바빌로니아에 의하여 유다가 망할 것이고 왕은 사로잡혀 갈 것이라고 예언하였기 때문입니다. 조국이 존폐 위기에 처할 때 구국일념 대신 심판을 선포하는 예언자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아나돗에 밭을 사라’(32:7)고 하십니다. 무슨 의도일까요?
주님, 유다는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 당하기 직전입니다. 이런 형편에서 ‘아나돗의 땅’을 사는 예레미야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오늘 우리도 아나돗의 땅을 사야겠습니다.
2024. 7. 13 토451051060_25952514567696487_6813339709800830067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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