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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 5:10~19
이 땅에 예언자의 설교가 들리지 않는 현상은 오래된 일입니다. 교회에서 주구장창 들리는 메시지는 언제나 제사장의 설교입니다. 평안과 위로와 은총과 축복의 단어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달디단 설교는 세파에 지친 교인의 영혼을 보듬었고 교회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교회의 그런 설교와 가르침은 교인을 세상에 대한 방관자로 만들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여 침투적이고 투쟁적 삶의 자세를 회피하고 오직 천국이 줄 안락과 평안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였습니다. 천국의 복락을 지금 이 땅에서 큰 집과 좋은 자동차 타는 일로, 세속에서 명예와 권력을 쥐는 일로, 자녀들이 세속적 성공에 이르는 정도로, 남보다 월등하여 불평등을 꿈꾸는 비성경적이고 반복음적인 현상을 믿고 따르게 하였습니다.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길과 상관없이 천국을 누릴 수 있다고 착각하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마약 같은 환각이고 성경의 진의에 대한 심각한 왜곡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교회는 연성화되었고 무기력해졌고, 스스로 부패하기 시작하였고, 사회로부터 비난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 읽기가 반갑고 고맙습니다. 한국교회에 잊힌 지 오래된 예언자의 음성을 다시 듣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복음서 설교가 틀렸다거나, 바울서신을 공부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전통적 교리를 강조하는 일이 지나치다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한국교회는 성경 구성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예언자의 가르침을 상대적으로 외면하거나 축소하거나 무시하였음을 아쉬워합니다. 그 결과 비만과 동맥경화와 당뇨 합병증의 성인병 앓는 교회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예언자의 영성이 매우 심각하게 결핍되어 있습니다. 바늘뼈에 두부살 같은 교인과 교회는 통뼈에 근육질의 체질로 바뀌어져야 합니다. 성장과 생리적 과정에 균형 잡힌 영양소가 필요하듯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도 예언서는, 특히 <예레미야>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폐쇄적 선민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근거도 없는 구원의 확신 위에 서서 죄를 밥 먹듯 하는 유다 백성과 예루살렘 지도층을 혹독하게 규탄합니다. 그러면서도 무책임한 냉소주의에 빠지거나 인간성 자체에 대한 환멸로 치닫지는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죄와 유다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결코 파기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언약적 사랑을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의 대적들아, 너희는 저 언덕으로 올라가서 내 포도원을 망쳐 놓아라. 전멸시키지는 말고, 그 가지만 모두 잘라 버려라. 그것들은 이미 나 주의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유다가 완전히 나를 배반하고 떠나갔다. 나 주의 말이다”(5:10~11 새번역).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대적 이방인을 이용하여 그들을 징계하시는 중에도 ‘전멸시키지는 말고, 그 가지만 모두 잘라 버려라’고 단서를 다십니다. 하나님은 심판 중에도 희망을 남겨 놓으십니다. 이스라엘의 죄와 유다의 불순종에 분노하시면서도 멸망의 심판이 궁극의 목적이 아님을 천명하는 하나님이 반갑습니다. 이 사실은 절망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파국 그 너머를 보게 하는 희망의 시선입니다. 희망은 깨어있는 꿈입니다.
원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하늘 백성 위에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가 함께 있기를 빕니다. 이 땅의 교회가 소아병적 온실을 벗어난 냉혹한 세상 한복판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고난과 심판 너머에 계시는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을 기대하며 오늘 이 슬픈 현실을 이겨내겠습니다. 믿음과 용기를 주십시오.
찬송 : 204 주의 말씀 듣고서 https://www.youtube.com/watch?v=_p4k7OyKJQc
2023. 7. 16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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