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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044

2:24

두아디라에 남아 있어 이 교훈을 받지 아니하고 소위 사탄의 깊은 것을 알지 못하는 너희에게 말하노니 다른 짐으로 너희에게 지울 것은 없노라.

 

너희에게 말하노니 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요한의 말인가요, ‘하나님의 아들’(2:18)의 말인가요? 계시록을 쓰는 사람은 분명히 요한이니까 요한의 말이라고 봐야겠으나, 그가 하나님의 아들에게서 받은 말씀을 전하는 거니까 하나님 아들의 말씀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성경은 이중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글을 기록한 저자가 있고, 저자가 말씀을 받은 대상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을 주셨다고도 하고, 예수께서 주셨다고도 합니다. 이런 표현은 오해하기 쉽습니다. 아무도 말씀을 직접 받지는 못합니다. 직접 들었다거나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일단 사이비인지 의심해야 합니다. 아무도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듯이 아무도 예수 그리스도를 본 사람은, 예수 공생애 동안 함께했던 이들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판넨베르크의 계시론에 따르면 그리스도교 계시는 간접적입니다. 종말론적입니다. 이를 총체적으로 말하면 역사적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역사로서의 계시(Offenbarung als Geschichte)를 주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학자입니다.

요한은 사탄의 깊은 것을 말했습니다. 요한은 20절에서 언급한 이세벨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요. 정말 위험한 말이기도 하고, 너무 깊은 말이라서 아찔한 느낌이 드는 말입니다. 사탄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어둠침침하게 들립니다. 머리에 뿔이 달리고,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음흉스럽게 보이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의 우두머리처럼 보입니다. 천사가 메타포이듯이 사탄도 메타포입니다. 사탄이라는 단어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악한 세력을 가리키는 겁니다. 공생애를 시작할 때 예수는 사탄에게서 시험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 번째 시험은 이렇습니다.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4:9) 예수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4:10)

사탄의 깊은 것은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훨씬 초월하여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차원을 가리킵니다. 오늘날 승자독식, 성장주의, 자본 지상주의, 기후위기를 불러오는 소비중심주의가 사탄의 깊은 것은 아닐는지요. 두아디라 교회 교우 중에서는 사탄의 깊은 것에 물들지 않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물든 이들도 있었습니다. <개역개정>이 애매해서 이 구절을 <새번역>으로 읽어보겠습니다. “그러나 두아디라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 곧 사탄의 깊은 흉계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인 너희 남은 사람들에게 내가 말한다. 나는 너희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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