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생의 아침 풍경 -중간(中間)

봉선생의 아침 풍경 -중간(中間)

햇볕같은이야기

봉선생의 아침 풍경-중간(中間)-

 

중간, 내가 가장 경계하는 말 중 하나이다.

 

물론 중간의 의미는 다양하다. ‘아직 끝나지 않아 진행 중인 상태’라는 말도 있고, ‘두 사물의 사이’, ‘공간이나 시간 사이의 가운데’ 라는 의미도 있다.

 

그 중에 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갔을텐데...” 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중간을 가장 경계한다. 

 

이는 ‘등급이나 서열의 한가운데’, 즉 이쪽도 저쪽도 아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나서지 말고, 앞서지 말고, 주도하지 말고, 그냥 그 상황과 사람 안에서 너무 뒤처지지도, 앞서 나가지도 말고 상황을 주시하며 그에 맞게 처신하거나 행동하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 “가만히 있으면...”에서 사용되는 중간(中間)이다.

 

내가 이런 의미의 중간을 싫어하는 이유는, 모든 목적과 삶의 중심이 자기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위한 삶의 노력에 중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만 편하고, 행복하고, 안락하고, 잘 살기 위해서 중간보다 더 좋은 태도는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면서, 중간을 둥그렇게 살아가는 의미로 인식하는 합리화는 중간에 걸쳐 살려는 사람들의 금언과도 같다.

 

대부분 중간을 고수하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실리’가 항상 모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된다.

 

실리(實利), ‘실제의 이익’

 

이익이라는 말은 온전히 나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다. 이익이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생기는데 어찌 이익이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실리가 모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인 사람에게 타인이란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와 수단일 뿐이다.

 

나보다 더 중간을 매우 싫어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예수’이고, 사람들은 그에게 ‘그리스도’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예수’라는 사람이 요한계시록이라는 예언서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 행위를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겠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내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크리스찬에게 주님을 잃는다는 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당신의 입에서 뱉어버리겠다고 하신다. 

 

중간에 있고자 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하신 말씀이다.

 

그분의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인데, 아직도 중간에서 실리를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촉박하다. 

 

빨리 뜨겁든지 차든지 하기를 권면한다.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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