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창조 6천년.. 죽어도 6천년이다다다다

지구 창조 6천년.. 죽어도 6천년이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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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잠깐이지만 권투를 배운 적이 있었다.
평소, 나는 운동 신경이 좋아서, 정식으로 투기 종목을 안 배워도 내 자신을 지키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데다, 그껏 권투가 뭐 대단한 싸움 기술이겠어 하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도장을 찾아 사범님께 정식으로 권투를 배워보니,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때 나는 절실히 깨달았다.
권투가 얼마나 무서운 운동인지를...
사실 권투만 무서운 것은 아니다.
길 거리에서 싸움이 붙으면 무조건 피해야 할 종목이 몇 가지 있는데, 권투뿐 아니라 유도도 그렇다. 검도는 또 어떤가.
또 레슬링은 어떤가? 아마 이런 식으로 따지면 꽤 많은 무술을 열거해야 할 것이다.
다시 권투 이야기로 돌아와서,
권투를 2-3년 정도 배우면 정말 무서운 싸움꾼이 된다.
이 정도 운동 구력이면, 주먹이 너무 빨라서 일반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그러나 권투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무작정 싸움을 걸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철창 신세가 된다.
제대로 된 권투 선수들은, 오직 링 안에서만 싸운다.
링 안에서도 서로 아무렇게나 치고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규칙을 따라 싸운다.
가령, 허리 아래를 가격하면 반칙이다. 머리로 상대의 얼굴을 들이받아도 안 된다. 팔꿈치로 쳐도 안 된다. 물론 다리를 쓰면 절대로 안 된다. 어느 유명 권투 선수처럼, 이빨로 귀를 물어뜯어도 안 된다, 등등 많은 규칙이 있다.
권투 선수들이 싸움의 규칙을 지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야 정의롭고 멋진 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신학대학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박영식 교수가 어제 해임되었다.
그 이유가 참으로 해괴하다.
박 교수가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고작 6천 년 밖에 안 되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서란다.
바꿔 말하면, 성경이 6천 년 창조설을 지지하기 때문에, 6천 년 창조설을 반대하는 박 교수는 반 성경적인 신학자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 하나만으로도, 박영식 교수의 신학적 입장을 문제삼은 자들의 '지적 능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과학과 신학에 관한 책들을 진지하게,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6천 년 지구 창조설이 아무런 학문적 근거가 없는 사이비 이론이라는 것을 다 알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신학대학에서 박영식 교수를 해임하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과 그들의 모든 공조자들에게 내가 느끼는 분노는 조금 다른 데 있다.
그들이 꽤 오랜 시간 동안 박 교수를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얼핏 얼핏 지켜보면서, 내가 느낀 고통스런 감정 하나는, 권투 경기에 비유한다면, 박 교수에게는 오직 주먹만을 쓰라고 해놓고, 자기들은 발길질도 하고, 이빨로 물어뜯기도 하고, 레슬링과 유도 기술도 쓰고, 심지어 식칼을 휘두르기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규칙이 없는, 그냥 조폭 집단이 행인 하나를 붙들어 놓고 '다구리'를 하는, 그런 부당하고 편파적인 싸움이었다는 데 있다.
최악의 경우, 설사 박 교수가 해임이 되더라도, 링 안에서 서로 공정한 룰에 입각해서, 제대로 치고 받고 하면서 승부가 났다면, 나는 차라리 그 결과에 승복했을지 모른다.
허나, 내가 지켜본 이 싸움은 너무나 잘못된 싸움 그 자체였다.
그것은 아주 불의하고, 부당하며, 치졸하기 짝이 없는 싸움이었다.
나는, 이런 졸렬한 싸움의 방식이 자칭 '진리의 전당'이라고 하는 신학교에서 백주대낮에 버젓이 일어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그 뻔뻔함과 무감각함에 큰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더 나아가, 나는 오늘의 이런 현상 앞에서 진심으로 우려하고 근심한다.
그것은, 각 신학교마다 이렇게 지적으로 불성실하고 무지하며, 그러면서도 졸렬한 정치질을 하는 데는 능숙하다 못해 도가 튼 자들이 지배하는 구조에서 앞으로 어떤 종류의 목사들이 배출될지 생각하면, 마치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는 것 같은 아찔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현대 과학의 놀라운 성과와 발견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시대에, 6천 년짜리 창조설을 주장하는 교회에 대체 어떤 지식인과 젊은이들이 관심이나 기울일지 말이다.
입만 열면 '성경대로'를 외치는 바로 너희 무식한 교권주의자들이 성경을 파괴하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며, 교회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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