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현지 영상 캡처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간의 휴전안에 합의하면서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일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만간 통화할 예정이라며 휴전안 수용을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우크라 휴전 합의... 공은 러시아로 

11일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회담에서 3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재개하고, 양국은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광물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즉시 휴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제 러시아가 이를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미국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미사일·드론·폭탄 공격 중단 ▲해상에서의 적대 행위 중지 ▲포로 및 강제이송 아동 귀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안했다. 

◈트럼프 "푸틴과 직접 논의할 것"... 러시아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나눌 계획이며, 그도 휴전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번 제안에 응하면 75%의 진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제 중요한 것은 휴전의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며칠 내 접촉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휴전안을 성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13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과 접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휴전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 일시 휴전 반대 입장 고수... 변화 가능성 있나 

러시아는 그동안 단기 휴전에는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일시적 휴전이 아닌 장기적 평화협정이 필요하다"며 "병력 재편성과 재무장을 위한 휴전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달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자, 러시아는 공세를 강화하며 전장 내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프랑스가 제안한 '공중·해상·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조항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이 직접 휴전안 수용을 압박하면서 러시아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 국경선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군사적 개입보다는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한 협상을 추진하는 등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전망... 러시아의 결정이 전쟁의 흐름 좌우 

러시아가 휴전안을 거부할 경우, 전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금융 제재와 관세 인상 조치를 검토 중이며, 유럽 주요국들은 전후 우크라이나에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가 휴전을 받아들일 경우 영토 문제와 전후 우크라이나 주둔군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서방과 러시아 간 물밑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등 우호적 국가들의 개입도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미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평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긍정적인 응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