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형 칼럼] AI 제국주의 건설
미국 빅테크 기업 vs 중국 정부
윤리적 방향 제시 및 통제 전무
중소 국가들, 기술 강요받게 돼
기술 보유 기업, 세계 경제 주도
그들만의 AI 제국 구축 가능해져
교회, 공정 사용 방향 제시 의무
현재 AI 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방관만 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패권을 차지한 쪽이 만든 AI 플랫폼을 우리가 이용해야 사회적 활동뿐 아니라 기업의 경제 활동이 가능하게 되므로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미국 빅테크 기업과 중국 정부와의 패권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들 간의 패권 전쟁에서 현재 그들에게 윤리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구가 없으므로, 어떤 중재자 없이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승리하는 쪽은 전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지만, 반대쪽은 그동안 투자했던 그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진영과 중국 진영으로 분할되어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중소 국가들은 어느 진영의 기술을 채택할지 기술 종속을 강요받고 있으며, 앞으로 그 정도가 심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양 진영 중 어느 한쪽이 승리하면, 승리한 쪽은 전 지구적 지배력을 자연스럽게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국가는 그 기술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플랫폼을 거쳐 무역이 이루어지고, 문화 활동 등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종속되는 것입니다.
미국이 패권을 잡게 되면 그 플랫폼을 운영하는 자는 소수 빅테크 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실제 권력자는 해당 기업에 투자한 거대한 자본가가 될 것입니다.
극소수에 의해 기술 지배가 이루어지는 이 현상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래 사회는 테크 귀족과 데이터 농노로 양분되는 중세 시대로 회귀될 것입니다.
중세시대에 귀족들이 광대한 영토를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기술 귀족들은 거대한 디지털 영토를 갖게 됩니다. 지금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를 장악함으로써 국제 무역구조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0% 이상을 구글이 점유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광고는 구글과 페이스북(메타) 두 회사가 57%를 점유함으로써 시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그리고 중국 알리바바가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의 2/3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스페이스X), 전기차 인프라, 소셜 미디어(X)까지 장악하며 정부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세계 경제 법칙을 주도하고 있고,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제적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AI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국가의 기업들은 사실상 국제 시장의 기술 규격과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되고, 후발국은 그 표준과 제품을 따라가는 종속적 소비시장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AI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자가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기업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내부 규약을 만들어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기에, 그들만의 AI 제국을 구축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사례로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플랫폼 생태계는 구글, 메타(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서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지 데이터를 확보해 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식 생산과 통제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지 기업들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디지털 주권을 잃게 되며, 현지인 데이터 이용에 대한 통제권도 외부에 넘어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기술 및 데이터 독점은 단순한 시장 이슈를 넘어, 글로벌 차원의 기술 식민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AI 시대에 부국과 빈국 간 디지털 격차를 영구화하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AI 연구에 대한 공동 윤리 기준을 마련해 AI가 특정 강대국의 전유물이 되는 것을 막고, 더 많은 국가와 인간이 골고루 혜택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AI 기술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사용하고, 공동의 유익과 약자를 배려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하시며, 탐욕과 권력 남용에 대해 경고의 말씀을 보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AI 도구가 하나님 말씀에 부합하는 가치를 지닌 도구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방향을 제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박순형 목사
웨이크신학원 교수
‘AI 시대 과학과 성경’ 강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서기
극동방송 칼럼. 국민일보 오늘의 QT 연재
(주)아시아경제산업연구소 대표이사
이학박사(Ph.D.)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필리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