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os Brunch Mar 09. 2021

유튜브 설교 어떻게 해야 하나

교회와 성장 잡지에서 2021년 4월호 특집 기사로 ‘유튜브 설교’에 대해서 써달라고 의뢰가 들어왔다.

어떻게 하면 유튜브 설교를 잘할 수 있을까?


교회에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교하던 방식대로 하면 될까?

한 시간 동안 꼼짝 못하게 앉혀놓고, 졸든 말든 무조건 들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설교하던 방식을 답습할까?

하나님의 말씀이니 무조건 들으라는 식으로 해야 할까?


지난 10개월 동안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분명하다.

유튜브에서는 설교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이 설교다.

교인들은 종교적 의무감으로, 억지로라도 설교를 듣지만, 유튜브 시청자들은 의무감이 없다.

그들에게 설교는 꼰대의 잔소리, 율법 교사의 도덕적 훈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은혜 받고 ‘아멘’하는 사람도 있다.


교회 공동체에선 ‘아멘’을 강요할 수도 있지만,

교회 공동체 일원은 은혜 받기 위해서 교회로 나오지만,

유튜브를 시청하는 불특정 다수는 전혀 그런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

그들이 주었던 뼈 때리는 충고는 ‘설교하지 마라’였다.


그런데 내 전공이 설교고, 내가 잘하는 유일한 것이 설교다.

난 당황하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바른 것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바로 잡아주기를 원하는 교회 공동체는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휘두를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상대방의 마음속 고민을 진솔하게 들어주기보다

상대방의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헤아려주기보다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기보다

자기도 지지 못하는 무거운 짐을 남에게 지우려고 했던 바리새인들처럼

설교하고, 교훈하고, 바르게 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조언하거나, 제안하지 말고,

그저 열린 마음으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공간이 유튜브이다.

시청자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열어 놓아야 한다.

유튜브에선 설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난 아직도 직업병 때문인지, 노파심 때문인지

계속 설교한다.

유튜브는 설교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말씀 전하는 법을 훈련하는 공간이다.

최소한 내게는 그렇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가 원하는 나라와 하나님께서 원하는 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