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김양재 목사, "몽둥이 역할을 한 일본도...수고했다"

'친일 역사관' 담은 구속사 내러티브 뒤늦게 논란

yangjae
(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가 지난 3월 2일 '친일 역사관'이 담긴 구속사 내러티브를 설교 강단에서 전파한 것으로 확인돼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가 지난 3월 2일 '친일 역사관'이 담긴 구속사 내러티브를 설교 강단에서 전파한 것으로 확인돼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3.1운동 106주년을 기념해 전한 '네 의뢰가 무엇이냐?'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 목사는 "일제의 침략으로 우리나라가 예수를 믿는 나라가 되었다" "몽둥이 역할을 한 일본도 나 때문에 수고했다. 우리가 예수 믿고 독립 되었으니까" "(일본인들을)불쌍히 여기는 것이 구속사인 줄 믿는다" 등의 발언을 했다.

3.1 운동의 의미를 성경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면서 김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먼저 "조선왕조에서 절대 전제주의 이런 것도 500년 그전에 고려부터 그런 나라에서 갑자기 자유 민주주의를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하나님은 붕당정치와 계급의 타파를 위해서 일제 압제를 일정 기간 허락하셔야만 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수치스러운 한일 합방이 우리나라에 찾아왔다"며 "그런데 우리는 조국 조선의 정치적 민족적 자주 독립만이 아니라 신국을 하나님 나라 신국을 건설하려 했다. 일본의 침략의 고난으로 이 나라가 예수 믿는 나라가 되기를 소원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우리나라가 독립이 되며 결국 모두 예수 믿기를 서원했다. 그러면 몽둥이 역할을 한 일본도 불쌍히 여기게 되는 것이 바로 구속사"라고 부연했다.

김 목사가 이날 설교 강단에서 시전한 '친일 역사관'이 담긴 구속사 내러티브는 일부 강성 보수, 소위 극우적 성향의 목회자가 갖는 역사관으로, 일반 신도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목사의 '친일 역사관' 논란에 과거 이와 유사한 논란으로 총리에 지명됐으나 총리직에 오르지 못한 문창극 장로 발언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2014년 당시 문 장로는 한 교회 강연에서 "조선 민족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된 것은 이씨 조선 시대부터 게을렀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치기 위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하나님이 받게 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님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일본을 "몽둥이"로 썼다는 김 목사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러한 '친일 역사관'이 담긴 구속사 내러티브의 문제는 국가적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의 죄를 덮어줌으로써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가해자 측에게는 최소한의 죄책도 가질 필요가 없게 조장하고 피해자 측에게는 받은 고통의 축소를 설득하는 가스라이팅으로 상처를 덧나게 하는 부작용도 일으킨다.

이 밖에도 신이 섭리에 따라 특정 인간을 회개시키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고통을 주는 잔인한 신으로 묘사되어 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편 한국교회사를 가르치는 옥성득 교수(UCLA)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양재 목사의 해당 설교를 문제 삼으며 "과거에 일어난 일이 모두 피치못할 일이라고 보거나, 구속사관 섭리사관으로 정당화하면 안 된다. 악한 제국주의 야욕과 행태를 하나님의 도구로 보는 것은 기독교적 사관이 아니다"라며 "과거의 악행은 회개하고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지, 덮거나 하나님의 뜻이라고 보는 비기독교적 사관은 버려야 한다. 무지에서 나온 망발은 사과하고 다시 공부해서 바로잡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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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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