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환 목사(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펜타닐? 막연하게 마약인줄만 알았지 더 이상의 지식은 없는 게 대부분 우리네 사정이다. 더구나 마약에 ‘마’자도 모르고 살아온 이민 1세들이야 코케인이나 마리화나 등등 그런 마약들은 나쁜나라(?) 사람들이나 돈 주고 사먹는 불량식품으로만 알고 살아왔다.
그런데 그게 그리 무심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몰래 사회 전반으로 페이퍼 타올에 물 스미듯 무섭게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그 마약전선이 가정이나 교회까지 침투해 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 방아쇠를 당기자 지금 전 세계는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을 겨냥하면서 한 말이 ‘펜타닐(Fentanyl)의 주범’이라서 그렇다는 말에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다가 나도 알게 되었다. 이 펜타닐이란게 미국을 망가트릴 수도 있는 아주 ‘무서운 마귀’가 아닌가? 깜짝 놀랐다.
펜타닐은 무슨 마약인가? 우선 모르핀보다 50배, 헤로인보다 100배 더 강력한 진통제다. 이렇게 강력한 진통제가 있었다고? 원래 암환자의 극심한 통증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의료용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불법으로 제조된 펜타닐이 강력한 중독성과 치명적인 위험성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져가고 있는 중이다.
벨기에의 제약회사인 얀센의 창업자 파울 얀센이 1959년에 개발한 펜타닐은 2010년대부터 미국에서 마약으로 오용되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한다. 우선 값이 싸서(정제 한 알에 1~10달러) 가성비가 좋고 사용도 간편하다고 한다. 진통으로 인한 쾌락 효과가 강력한 탓에 중독 사례와 사망사고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극소량(2mg)만으로도 치명적인데 이는 보통 소금 몇 알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펜타닐이 유통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선 이미 한 해 3만 명 정도가 이것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 고약한 걸 어디서 만드는가? 중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차이나 화이트’라고도 불린다. 이게 멕시코에 들어와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게 넘겨지고 이들의 최대시장인 미국으로 몰래 들여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중국과 멕시코를 족치고 있는 것이다. “펜타닐 미국으로 들여보내면 너희는 죽음이야!” 그런 식으로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마켓에서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루스(blues)’(위조 옥시코돈), ‘차이나 걸(China Girl)’, ‘댄스 피버(Dance Fever)’ 같은 은어로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한번 환각을 경험한 젊은 것들이 정신없이 빠져 들어가는 이 좀비마약 펜타닐! 알고 보니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도 2023년 이 펜타닐을 포함한 약물 남용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전설적인 팝스타 ‘프린스’도 2016년 역시 펜타닐이 들어간 약물과다 복용으로 사망... 이거 큰 일 아닌가?
이제는 마약의 정체에 무식한 어른들도 펜타닐의 위험성과 유통 실태정도는 알고 있어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쉽게 불법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들이 펜타닐을 복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독이란게 인생과 가정, 우리 공동체를 망가트린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나하고는 관계없다는 듯 지나치곤 한다. 그러나 당해보고 나면 아이고, 내 인생에 이런 문제가 다가설 줄이야! 탄식할 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알콜 중독, 도박 중독, 손찌검 중독... 여러가지 중독이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중독은 아마도 마약중독일 것이다. 개인이나 가정을 초토화시킨다. 중독자들은 종종 외로움, 상처, 트라우마 때문에 약물에 빠지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교회는 이들과 공감하고 치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난하기보다 이해가 중요하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요, 인식의 개선이다. 교회는 청소년,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마약이나 펜타닐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 비판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교회에서 마약 어쩌구를 가르친다고? 삐딱선을 탈수도 있다. 중독에 관한 성서적 관점을 가르치면서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된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야 할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미주한인사회에서 중독 문제에 관해 선구자적으로 헌신해 오고 있는 라이프챌런지아카데미의 김영일 목사님은 현재 전국적으로 ‘중독상담가 훈련세미나’를 열고 계신다. 이런 분들에게 감사장을 줘야 한다. 돈도 팍팍 밀어줘야 한다.
한인이민역사가 깊어지면서 중독문제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펜타닐은 우리시대의 걱정거리로 마치 좀비처럼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