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물 부족 사태에 항의하고자 이스파한에 모인 이란 시민들 (사진=Fatmeh Nasr/ISNA/AFP)

이란의 중부 관광도시 이스파한에서 물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 주째 지속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스파한에서 시작된 반정부 성향의 시위가 계속되자 이란 정부는 현장에 폭동 경찰을 배치하여 시위대에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하였고, 시위대는 경찰들에게 돌을 던지는 등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란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약 3~4만 명이며, 그 중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농민들이 대다수인 이스파한 시위대는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자얀데흐강이 메마른 책임이 정부에 있다며, 인접 지역 야즈드 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자얀데흐강 물을 빼돌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모하마드 미레이다리 이스파한 경찰서장은 기회주의자들과 반혁명 주의자들이 시위대 속에 숨어서 공공재산을 파괴하고 있다며, 일부 시위대가 중장비를 동원해 이스파한 지역 수도관을 파괴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지속되자 이란 당국은 인파를 막기 위해 최근 이스파한 지역의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340km 떨어진 이스파한은 16세기 말 사파비 왕조 시대의 문화 유산과 예술품이 많이 남아 있는 관광 도시다.

이란에서는 올해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여 곳곳에서 물 부족사태 및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7월에는 남부 후제스탄 주에서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분노한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샤데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18세 남성이 시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윤지언 기자] 2021-11-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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