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K 전투원의 모습. (사진출처=루디하베스타인 트위터 캡쳐)

아프가니스탄에서 IS(이슬람국가)의 지부 격인 호라산(IS-K)의 세력 확장이 심상치 않다. 탈레반 정권이 무려 20년 만에 정권을 잡았지만,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듯하다.

호라산(IS-K)은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고 탈레반에 쫓기던 아프간 정보요원들과 정예 군인들의 합류가 이어지면서 전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특히 정보요원의 경우, 미군으로부터 얻은 군사 지식과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어 탈레반에게는 커다란 위험 요소다.

옛 아프간 국가안보국 국장을 지냈던 라마툴라 나빌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남아있는 저항군들은 IS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IS는 아프간에서 탈레반 외 유일한 무장세력"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테러를 일삼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호라산(IS-K)은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젠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탈레반은 속수무책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호라산(IS-K)이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와 암살 등은 올해에만 약 54건이다.

지난 2일에도 수도 카불에 위치한 군병원 인근에서 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발생했다. 이 일로 19명이 사망하고 최소 50명이 부상을 입었다. 호라산(IS-K)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발표했다. 이들은 탈레반 경비병을 비롯해 일반 의사와 환자까지 무차별 총격에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미국과 평화협상을 맺은 탈레반을 배신자로 규정한 반면 탈레반은 IS를 이단이며, 극단주의자로 치부한다.

호라산(IS-K)의 공격 빈도가 잦아지자, 아프간인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의 정권 탈환 이후, 살인과 테러가 조금은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호라산(IS-K)의 등장으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더욱이 지금 아프간은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뭄으로 식량 생산도 줄어들고 외국의 원조 또한 끊기면서 이번 겨울 아프간에는 수백 만 명이 기아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경제난 또한 극심하다. 생계를 위해 자신의 딸을 내다파는 일도 일어나고 있으며 매매혼도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이 약속한 여성의 ‘일 할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를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여성 인권 운동을 해온 20대 여성 운동가가 얼굴 등 온몸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인애 기자] 2021-11-12 @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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