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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을 읽다
이경우  |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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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년 03월 15일 (토) 00:18:18
최종편집 : 2025년 03월 15일 (토) 00:20:04 [조회수 :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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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 존 스토트, IVP, 2016)

   시대가 급변하면서 혼란스러운 일이 가중되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지는 순간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같은 내용에 대한 극적으로 다른 두 의견은 마치 화합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나 두 명의 친구가 기억에 남는데 옛날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다. 

   학교를 다닐 적에도 이 두 친구의 독서 취향은 참으로 달랐다. 한 친구는 c.s루이스와 헤르만 바빙크를 좋아했고 다른 한 친구는 하르낙, 리츨을 좋아했다. 어떤 편견으로 말하지만 한 친구는 지극히 보수적이였고 한 친구는 지극히 진보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이 둘이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보수적인 친구를 대할 때는 진보적으로 대답하고, 진보적인 친구를 대할 때는 보수적으로 대답했었다.

   이렇게 서론이 긴 이유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보수적인 신학을 취할 것인지, 진보적인 신학을 취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리뷰를 하고자 한 존 스토트의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이 질문에 대한 아주 좋은 답변이 될 수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결국 “하나님의 계시를 지키는 면에서는 보수적이고, 그 말씀을 적용하는 면에서는 진보적이어야 한다”라는 점이다.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현명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적인 면에서 복음은 시간을 초월하는 맥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공간에 제한되어 있는 역사적인 맥락을 고려했을 때 나사렛에서 태어난 예수의 생애와 그가 말한 복음은 분명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의 간극, 즉 복음이 우리의 삶에 들어올 수 있도록 그 떨어진 간극을 매워야 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이다. 그 핵심은 다시금 교회가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내려주신 아름다운 선물임을 깨닫는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붙잡은 보수적인 신앙인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시대의 문제 속에서 시선을 맞추어가면서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 그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공허한 기독교의 유산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생동감이 있는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힘은 확실히 현대를 살아가면서 전쟁을 경험하고, 차별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짙다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은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성육신의 사건을 동시대적 사건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그것은 곧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하나님의 은혜다. 아마 신학적인 개념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삼위일체의 경륜이 창조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연결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가지고 있는 신학적 가치관의 정통성이 입증되고 있다. 

   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면 분명 수많은 분열과 논쟁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형성된 신앙의 선조들이 경험하고 주장하고 기독교의 유산으로 남겨놓은 신앙의 정수가 있다. 신앙의 신비함은 초대 기독교인이든 현재 기독교인이든 상관없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이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그것은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복음으로 현재를 해석하고 새롭게 살아갈 힘과 세상을 바라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번 책을 통해서 모순적인 세상과 모순적인 신앙의 질문들 속에서 언제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시는 성령님의 역사를 기대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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