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의 문화칼럼] 주간 인기글

한 주간 가장 조회수가 많았던 칼럼입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임성빈의 문화칼럼] VUCA 시대, 우리의 삶: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코로나 이후 변화된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한다. 뉴노멀은 디지털 기술에 의한 사회변화, 생산가격의 비교우위에 기초하여 형성된 가치사슬(Value Chain)을 중심으로 작동하던 세계화의 붕괴,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새로운 냉전체제와 각자도생의 세계정세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변동을 VUCA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직면한 사회는 격동적이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icated) 그래서 매우 모호한(Ambiguous)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Volatile. 우리 사회는 기존의 것과의 연속성보다는 차별성을, 예측 가능성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격동성(Volatile)을 보인다. 이러한 격동적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과 태도로 임하는 지속적 학습, 그리고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Uncertain.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변동의 불확실함(Uncertain)은 자기 자신과 공동체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확인과 강조를 요청한다.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되어야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삶과 일함에 대한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omplicated. 문제는 정체성을 통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며 산다는 주장이 순진하게 보일 정도로 우리 사회가 매우 복잡하다는(Complicated) 것이다. 그 복잡함 속에는 정체성을 이용하려는 여러 집단의 이익 추구가 숨어 있고, 이로 인해 각자도생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사회의 복잡성은 우리의 정체성이 이러한 문제들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Ambiguous. 이처럼 격동적이고 불확실하며 복잡한 사회변동은 우리를 모호함(Ambiguity) 속에 살게 함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기 어렵게 만든다. 현시대를 간파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거짓 질서와 권위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기존의 세속적 가치로는 답할 수 없는 의미 상실과 불안, 외로움과 허무함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모호함과 허무함과 외로움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격동하는 가운데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그분의 존재하심! 우리를 있는 그대로 품어 주시고, 부족함과 죄마저 용서하여 주시는 주님의 십자가 사랑!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보여주고 이끌어 주며, 그 길이 진리와 생명의 길임을 확증하여 주는 주님의 존재하심이 우리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삶이 떠오른다. 주인공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비결은 미래를 이미 살아봤기 때문이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알고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미래를 아는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아니 “더 크신 분의 딸과 아들”답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세상적 가치, 즉 경제적·정치적 위치와 계급에 따른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자매와 형제로서의 관계 맺음을 추구하며, 이러한 관계를 경험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작은 이들’에 대한 사랑을 우선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인이란 모든 것이 격동적으로 변하고 불확실하고 복잡하며 그래서 모호해 보이는 세상 안에 살지만, 이 세상을 따라가지 않고 진리와 생명의 길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을 아는 우리는 이제 그렇게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 세상 안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삶을 사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진리로 그들을 거룩하게 하여 주십시오.…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과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으로 보냈습니다.”(요17:17-18)

 

임성빈 전 총장(장신대, 문화선교연구원 CVO)

0 0
2020년 이전 칼럼을 보고 싶다면?

한국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변화하는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방향을 제언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나눕니다.

문화매거진 <오늘>

살아있는 감성과 예술적 영성을 통해 아름다운 삶의 문화를 꽃피워가는 문화매거진 <오늘>(2002~2014)입니다.

시대를 읽고 교회의 미래를 열어갑니다

뉴스레터 구독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