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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Dec 19. 2022

자연이 인간 행위에 대한 규범인가?




#오늘의리뷰 


【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 사실과 당위에 관한 철학적 인간학

_로레인 대스턴 / 김영사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연적으로’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인간이 자연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다고, 자연을 들먹이는가? 이때 자연은 무슨 의미로 적용이 되는가? 



이 책의 지은이 로레인 대스턴은 미국의 과학사학자이다. 토머스 쿤 이후 과학사학계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학자로 소개된다. 어찌 생각하면 이 책은 지은이의 전공과 다소 벗어나는 주제를 논하는 듯하지만, 이 책 외에도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책들을 여러 권 출간했다고 한다. 



지은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글을 연다. “왜 사람들은 수많은 문화와 시대를 막론하고, 널리 그리고 끈질기게 자연을 인간의 행위에 대한 규범의 원천으로 보는가?” 사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자연적 질서와 도덕적 질서를, 그리고 자연적 무질서와 도덕적 무질서를 연관지어왔다. 따라서 여러 지역의 다양한 전통에서 자연은 선(善), 진리(眞理), 아름다움(美)과 같은 모든 가치의 모범으로서 떠받들어졌다. 



지은이는 ‘자연주의적 오류’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설명한다. 이 오류는 문화적 가치가 자연으로 이전되고, 이 가치를 지지하도록 다시 자연의 권위를 소환하는 일종의 은밀한 밀수(密輸)작전과 같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가치 밀수는 종종 정치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마치 중세 통치자들이 ‘정치체(政治體)’의 손과 발이 머리와 심장을 충실하게 섬기는 것에 근거해서, 인민 대다수를 귀족과 성직자에 종속시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옹호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서구의 지적 전통 내에서, 학문적 성찰과 대중의 직관에 모두 강력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자연’에 관한 세 가지를 주목한다. 이는 특정 자연, 지역적 자연, 보편 자연법칙이다. 특정 자연은 예술이나 교육에 의해 부가된 것에 반하는, 타고나거나 자발적인 특성을 의미한다. 아울러 특정 자연은 사물의 질서를 보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가 단지 우연에 의한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상대편 철학자들과 싸울 때마다 특정 자연을 무기처럼 휘둘렀다. 



지역적 자연은 장소의 힘에 관한 것이다. 지역적 자연은 경관에 특색을 부여하는 동식물, 기후, 지질의 특징적인 조합을 말한다. 사막의 오아시스, 열대 우림, 지중해 연안, 스위스 알프스 등이 그 예다. 보편적 자연법칙은 지역적 자연의 관습과 대조적으로(적어도 인간에 의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연법칙은 엄격한 규칙성을 과시하면서, 어디서나 항상 일정하고 불가침한 질서를 규정한다. 특정 자연의 과학이 분류학이고 지역적 자연의 과학이 생태학이라면, 보편적 자연법칙의 과학은 천체역학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자연으로부터 도덕이나 법의 기초를 끌어내려던 많은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는 여성의 열등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연을 소환했다는 잘못을 지적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규범은 자연이나 신이 아니라, 인간의 몸에 기반한 이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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