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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Nov 18. 2022

죽여 주소서

하나님! 제 가슴을 때려 주소서. 

저는 지금까지 두드리고 다져서 

조금씩이라도 고치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 저를 완전하게 무릎 꿇리소서

저는 지금까지 일어서려고

다리에 근육을 단련하고

허리에 힘을 기르려고 하였습니다. 

간혹 무릎 꿇었지만, 그건 다시 멋지게 일어서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 저를 부서뜨려주옵소서

저는 지금까지 여기저기 약간 손을 보면 될 줄 알았습니다. 

내 안에 선함이 있다고 믿었기에

나의 비전과 계획이 바르다고 믿었기에 

나의 경건과 묵상을 믿었기에 

여전히 나를 내려놓지 못하고 

죽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죽여 주소서

이제는 한 줌 재도 남김없이 다 태워버리소서

육신의 자랑은 한 점도 남김없이 다 날려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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