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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 2:18~26
잘 사는 것이 화가 될 수 있는 세상, 심은 대로 거두지 못하는 세상살이에서도 낙심하지 않는 자세로 스스로 성찰하여 지혜에 이르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께서 동행하시기를 빕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한 대가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언제나 그런 원칙이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말처럼 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이 공을 가로채는 일이 허다합니다. ‘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서로 싸우는 사이에 제삼자가 애쓰지 않고 이익을 가로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람은 성실하게 살기보다 약삭빠르게 살기를 선택합니다. 땀 흘려 일하는 것을 미련하다고 핀잔하고, 상사의 눈치나 보며 비위나 맞추고 아부하는 행위를 능력이라고 호도하고, 거짓과 술수와 강압을 삶의 기술이라고 삶을 왜곡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적당하게 사는 것이 지혜입니다. 가나안농군학교를 세운 김용기 장로는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했고,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는 ‘노동이 곧 기도’라고 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는 일하지 않고 먹는 것이 지혜이자 능력이며 기술입니다.
전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고는 슬기롭고 똑똑하고 재능있는 사람이 하는데, 그가 받아야 할 몫을 아무 수고도 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차지하다니, 이 수고 또한 헛되고,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다.”(전 2:21 새번역). 이런 세상에서는 진리에 헌신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정의에 전념하는 행위를 무가치하다고 핀잔합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도모하는 일이 사라집니다. 특히 전도자는 지혜롭고 선한 사람이 이룬 업적과 공로를 어리석고 악한 사람이 누리는 것을 경계합니다(19절). 전도자는 지혜와 땀방울로 이룬 공공의 선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염려합니다. 이를 예견하고서 “이 수고 또한 헛된 일이다”(23절)고 탄식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런 세상입니다. 약삭빠른 이가 지혜자의 공을 가로챕니다. 자신이 판 우물에서 마실 물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자신이 친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거두지 못하기도 합니다. 인과율에 터한 보편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니 삶이 신날 리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선을 추구하는 삶을 포기하고, 진리의 길에서 벗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인 김승희는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입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공평을 희구합니다. 부끄러운 A 학점보다 정직한 B 학점이 낫습니다. 헤벨의 세상에서 하나님의 손이 함께할 때 삶은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자기가 하는 수고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알고 보니, 이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 그분께서 주시지 않고서야, 누가 먹을 수 있으며, 누가 즐길 수 있겠는가?”(전 2:24~25 새번역)
하나님,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세상, 남 탓에 앞서 지혜 모자람을 한하며 연대와 협력에 이르지 못하는 우매함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찬송 : 429 세상 모든 풍파 너를 https://www.youtube.com/watch?v=jwbtQCyf_5s
2022. 11. 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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