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들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는 ‘시민결합법(Civil union law, 이하 동성결합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후, 이와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지난 21일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자신의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역대 교황들 중 첫 번째로 동성애 시민 결합을 지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들은 한 가정에 있을 권리가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다” 라면서 “누군가를 가족에서 내쫓거나, 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없다.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시민결합법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동성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연합은 지지한 바 있으나, 교황에 선출된 이후, 공개적으로 시민연합에 대해 지지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발언을 통해 여러 교계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남침례교회 지도자들은 즉각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J. D. 그리어(Greear) SBC 총회장은 “결혼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에만 해당된다”면서 교단의 기본 입장을 공고화했다.

SBC는 지난 2000년, ‘가정과 신앙 메시지 2000’을 통해 동성애를 죄라고 지적하며, 결혼을 “일생동안 언약을 맺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그리어 총회장은 “교황이나 목사, 선출된 관리가 어떤 말을 해도 성이나 가족을 규정할 수는 없다”며 “창조주께서 행하시는, 이것에 대한 그분의 말씀은 이보다 분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리 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인 러셀 무어(Russell Moore) 또한 21일 성명을 발표하며 “2천년 동안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등 교회의 모든 교파는 예수의 결혼관을 단언해 왔다. 결혼은 처음부터 남녀가 서로에 대한 언약에 충실한 연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성경은 결혼이 그 자체를 넘어서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와의 연합인 복음을 가리키는 신비이다. 어떤 교회에도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신 말씀과 함께하는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권위란 없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개신교 뿐 아니라 보수 성향의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비난을 받고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미국 대변인은 토마스 조셉 토빈(Thomas Joseph Tobin) 주교는 성명을 통해 “교황의 발언은 동성 결합에 대한 교회의 오랜 가르침과 분명히 모순된다. 교회는 객관적으로 부도덕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데에 지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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