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반대 여성단체인 케이프로라이프 등이 16일 대구 시청 앞에서 진행한 낙태 전면 허용 반대집회에서 전 한국기독의사회 회장 김성림 산부인과 의사가 “많은 부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의 이유로 낙태를 결심한다”며 “국가는 낙태를 허용하기에 앞서 아이들을 편안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입법예고한 낙태 허용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김 원장은 또한 “생명의 귀중함과 책임을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무분별한 성적 쾌락이 아닌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건전한 성문화를 학교와 가정, 미디어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성림 원장은 이날 “12주가 되면 (태아는) 모든 장기가 한 인간으로 다 갖춰져 단지 자궁 밖에서는 생존하기 힘들지만 자궁 안에서는 양수를 마시고 소변을 보며 편안하게 성장한다”며 “이런 시기의 낙태를 살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생명을 죽이는 일에 힘을 소모하지 말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모든 힘과 열정을 쏟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며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생명을 지켜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성림 원장의 발언.

낙태 허용 반대집회
▲김성림 원장이 낙태 전면 허용 반대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GMW연합 유튜브 캡처
김성림 원장 발언 전문

저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낙태를 하러 오셨던 많은 분들의 딱한 사정도 잘 알고, 낙태 후에 생긴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신 분들도 많이 만나봤기 때문입니다. 낙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고 행복추구권이라고 주장합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30년 세월을 돌아볼 때, 바로 눈앞에 있는 환경에 의해 모든 것을 결정할 때가 참 많았던 걸 봤습니다. 낙태를 하러 오셨다가 상담을 거쳐서 분만을 하셨던 많은 분들 중에 깨어질 가정이 다시 회복되고, 태어난 아이로 인해 삶의 이유가 생겨났고, 그 아이가 그 가정의 가장 큰 기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것이 생명의 기쁨이고 행복인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낙태의 죄를 논하기 전에 생명의 귀중함을 먼저 다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생명이 잉태되지 않아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많은 난임 여성에게는 이 주제가 얼마나 가슴 아픈 말인지 한 번 생각해 봐주십시오. 생명은 너무도 소중합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심장이 뛰며 생명이 되고, 이 생명이 자라나는 것을 보는 것은 임신한 산모와 산부인과 의사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작은 점에서 시작하여 머리, 팔, 다리가 형성되고, 한 인간의 모든 장기를 갖추어서 움직이고 손가락을 빨고, 엄마의 배를 손발로 차는 모든 모습을 초음파를 통해 잘 관찰한다면 결국 살인과 맞먹는 낙태를 논하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가임여성 15~49세 1명당 출산율) 0.918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에 해당합니다. 출산을 장려하고 생명의 귀중함을 논해야 할 이때에 거꾸로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논한다는 것은 이 나라의 인구 절벽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오히려 여성과 남성이 같이 임신과 양육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법률을 강화시키고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산모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고 돌봐주어야 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의 이유로 낙태를 결심합니다. 국가는 낙태를 허용하기 앞서 아이들을 편안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것은 국가만이 할 수 있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가의 몫이고 국가의 능력입니다. 생명의 귀중함과 책임을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무분별한 성적 쾌락이 아닌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건전한 성문화를 학교와 가정, 미디어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태아는 12주가 되면 모든 장기가 한 인간으로 다 갖추어집니다. 단지 자궁 밖에서는 생존하기 힘들지만 엄마의 자궁 안에서는 충분한 인간으로 양수를 마시고 소변을 보며 편안하게 성장합니다. 이런 시기의 낙태를 살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태아가 비록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자기를 죽이려고 할 때 발버둥 치지 않을까요? 살점 하나 하나가 뜯어져 나갈 때 살려달라고 외치지 않을까요? 고통스럽지 않을까요?

아이를 낳아 본 여성이라면 태아의 태동을 다 느껴보셨을 겁니다. 첫 태동의 순간을, 처음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듣고,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움직임을 처음 본 순간을, 그 신비롭고 감격스럽던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달이 차서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다는 신호로 첫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마주한 그 순간의 감격 또한 잊지 못할 겁니다.

생명을 죽이는 일에 우리의 힘을 소모하지 말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모든 힘과 열정을 쏟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건물을 쌓아 나가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으나, 건물을 무너뜨리는 데는 한순간에 폭파시킴으로 잿더미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생명을 지켜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