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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Jun 08. 2022

B와 D사이





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_말콤 글래드웰 / 김영사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 C(Choice)이다.”

   _장 폴 사르트르           




모든 결과는 선택에서 비롯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지만(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필리핀에선가 어느 대학생이 자신의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부모가 합당한 책임을 지라는 이야기다. 학생의 아버지 직업이 변호사였다던가? 그 이후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농담 같은 실화이다)내 현재의 모습과 현주소는 많은 선택의 결과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최근작이다. 선택에 관한 많은 이야기 중 저자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인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쟁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이 더 어렵다. 전장에서의 선택은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다. 지휘관의 결정에 따라 사상자의 숫자는 달라진다.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서 잠정적인 피해를 줄일 것인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적군과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 무엇이 합당한 선택인가?           



전쟁에 관한 두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전쟁은 절대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상상한 것보다 더 참혹하다는 점이다. 유럽 전체를 전쟁에 휩싸이게 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참호전, 육박전, 생화학전, 탱크와 대포가, 2차 세계대전은 항공모함, 공중전, 대공포가 주력이었다. 공중전의 시대가 열릴 때, 혜성과 같이 등장한 공학자이자 발명가인 (화 많고 별난)칼 노든이라는 사람을 주목한다. 전투기는 적군의 비행기와 공중전을 벌인다. 폭격기는 당연히 폭격위주이다. 문제가 있다. 폭격기는 조준을 정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거액의 포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당시 현실은 수십 발의 폭탄 중 겨우 하나 정도만 목표물에 떨어진다. 로또보다는 확률이 높지만, 맞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2차 세계대전 때의 항공기는 시속 300~500킬로미터(때론 800킬로미터)에 달한다. 9킬로미터 상공 또는 대공포를 피하기 위해 폭탄을 더 높은 곳에서 떨어뜨린다. 지상의 목표물이 도달하기까지 20~30초, 때로는 35초가 걸린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는지 몰라도,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차안에서 쓰레기통에 음료수병을 던져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노든은 혼자의 힘으로 ‘폭격조준기’를 개발했다.          






이 책의 주제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 중 각기 한 사람이 그것을 끝까지 주장하고 실행했다. 전쟁 중 비행 폭격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폭격)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여러 전략이 요구된다. 두 사람의 공군 지휘관이 등장한다. 헤이우드 핸셀과 커티스 르메이다, 핸셀은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수 공장등을 집중적으로 폭격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르메이는 민간인도 군수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또는 전쟁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경우도 많고 군, 민간인지역을 불문하고 폭격하면 물리적, 심리적 타격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얻는 이점은 전쟁을 빨리 끝마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거점 폭격을 주장하던 핸셀은 다른 문제와 겹쳐 좌천되고, 그 자리를 밀어내고 들어간 르메이는 결국 일을 저지른다. 일본을 항복시키기 위해 동경폭격을 시행한다. 지역폭격이었다. 베트남전에서 많이 쓰던 융단폭격이었다. 불을 무지막지하게 분양시키는 네이팜탄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일본 하층민들의 거주 지역은 목조건물이 대부분인지라 불이 너무 잘 붙었다. 바닥은 다다미이고, 벽장 안엔 이부자리가 있었다. 도쿄의 3,500블록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도쿄 화재로 6시간 동안 인류 역사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 밤 10만 명이 죽었다.     



양심과 의지를 적용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일련의 도덕적 문제가 있다. 그것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반면 인간의 독창성을 적용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 “군사적 목적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태워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한다. 커티스 르메이는 전투에서 이겼다. 헤이우드 핸셀은 전쟁에서 이겼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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