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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May 19. 2022

이 세계는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이토록 풍부하고 단순한 세계』 - 실재에 이르는 10가지 근본 

    _프랭크 윌첵 / 김영사               





“자연 전체를 설명하는 일은 한 사람이 달성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어느 한 시대에 달성하기에도 너무나 벅찬 일이다. 작은 부분이나마 확실하게 설명하고 나머지는 다음 사람들에게 넘기는 것이 훨씬 낫다.”          




인류에게 우주는 경외의 대상이자 연구의 대상이었다. 옛날의 천문학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특별한 천체들(해, 달, 맨눈에 보이는 ‘떠돌이별’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위치를 기록했고, 마침내 그 천체들의 운행을 예측하는 법을 꽤 정확하게 알아냈다. 이 일에는 기하학과 삼각법의 계산이 필요했고, 이것들은 복잡하지만 완벽하게 확실한 처방을 따른다. 프톨레마이오스(서기 100년경-170년경)는 이 계산들을 하나의 수학적인 문헌으로 펴냈고, 이것이 《알마게스트Almagest》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프랭크 윌첵은 미국의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이다. 2004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1977년에 그가 이름을 붙인 액시온 입자는 유력한 암흑물질 후보로 현재 전 세계 여러 연구팀이 추적하고 있으며, 2012년에 제안한 시간결정(Time Crystal)은 이후 복수의 연구팀에 의해 실제로 관찰되어 그 존재가 확인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 세계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준다. 아울러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적인 개념들을 소개한다. 전공자들이 아닌 일반 독자를 겨냥해서 써내려갔다. 저자의 인문학적 성찰과 문학적인 표현도 언뜻언뜻 눈에 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편집되었다. ‘존재하는 것들’과 ‘시작과 끝’이다. 존재하는 것들은 다시 공간의 풍부, 시간의 풍부, 적은 성분, 적은 법칙, 풍부한 물질과 에너지로 설명된다. 시작과 끝에선 ‘우주의 역사는 펼쳐진 책이다’, ‘미스터리는 남아 있다’ 등으로 이어진다.           






천문학자들에 의해 측정된 우주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첫째, 우주의 모든 곳에서 똑같은 종류의 물질이 발견된다는 것. 둘째, 그 물질들이 구조의 위계질서를 갖추고 조직화되어 있다는 것(우주의 어디를 보아도 별들이 있다). 셋째, 이 모든 것들(행성)이 우주 전체에 거의 균일하게 뿌려져 있다는 것(모든 방향에서, 모든 거리에서 은하들의 밀도가 대략 같다는 것을 발견). 아마도 이러한 정황들이 행성들이 서로 부딪혀서 깨지고 폭발하는 일들을 막아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같은 종류의 물질이 같은 방식으로 조직화되어서,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풍부하게 퍼져있다.”            




많은 이야기 중 특히 ‘시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은 심리적으로 공간만큼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으며, 선택된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순간이 한번 지나고 나면, 그것은 과거가 된다. 지금이 아니었다가 지금이 되고, 그렇게 지나가고 나면 다시 지금이 되지 않는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내게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안다. 누가 나에게 물어서 내가 설명해주려고 하면, 나는 모른다.” 과학소설 작가 레이 커밍스는 “시간은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에 대해 언급된 많은 말들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시간은 시계가 재는 것이다.” 라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전혀 진지해 보이지 않지만, 이 말이 올바른 답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시간에 대한 사유는 여기에서 시작하자고 한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으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과학도서와 별로 친하지 않은 독자들은, 일독은 다소 스피디하게 읽어나가는 것을 권유한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과 이해가 잘 안 되는 내용이 나와도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 그 다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독을 하면 훨씬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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