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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Mar 30. 2022

도를 아십니까?





【 도덕경 완전해석 】 _장치청의 중국 고전 강해

   _장치청 / 판미동               





“발꿈치를 들고 서는 자는 제대로 서지 못하고

 성큼성큼 걷는 자는 오래 길을 다니지 못한다.

 스스로 드러내는 자는 밝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하는 자는 빛나지 않으며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고

 스스로 자만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을 도에 있어서 먹다 남은 음식이라 하고 군더더기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을 싫어하므로

 도가 있는 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_노자도덕경 제24장          




노자의 도덕경 중에선 비교적 문자의 의미가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때로 진리는 평범함 속에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겨서 나의 일상에 체화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요. 마지막 세 줄을 쉽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도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이러한 사람(스스로~)을 먹다 남은 음식이라고 하고 군더더기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사람을 싫어하므로 도를 깨달은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노자의 사상에서 도(道)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도 노자의 사상을 한 글자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분명 ‘도(道)’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도(道)자를 해자하면 ‘머리로 깨달은 길’이라는 의미로 정리됩니다. ‘도’는 처음에는 유형의 길을 의미했다가 점차 무형의 ‘도리’ ‘이치’ ‘방법’ 등의 의미로 변용이 되었지요. 노자의 도는 바로 생각의 큰 길을 뜻합니다. 천지만물, 자연 생명을 인식하는 방법의 도이자, 근원을 탐색하는 ‘도’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사람됨의 도, 일을 도모하는 도, 양생의 도가 포함됩니다.           




내 나이 청춘시절(2,30대)에 인문서적은 한정적이었습니다. 서양의 철학서나 사상서와 동양고전들이 인문도서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청계천과 황학동 헌책방을 순례하며 동양고전을 그러모을 때, 노자도덕경도 포함이 되었지요. 저자도 출판사도 다른 책들을 돌아가며 읽었습니다. 문제는 저자가 붙인 해설이 각기 다른 것은 그렇다 치고, 원문을 읽으면 대충 그림이 그려지던 상황이 해설을 보면서 추상화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해설자의 학식과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싶어서 쓸데없이 말이 길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해설을 해독하는 것이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입니다. 이 책의 저자 장치청(張其成)교수는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라고 합니다.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합니다. 중국내 CCTV, 북경 TV 등에서 강연으로 학문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이 책은 장치청 교수의 30년 『도덕경』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물입니다. 젊은 시절 내가 읽었던 『도덕경』에 비하면 두께는 두껍지만, 내용은 상큼합니다. 한자해석, 전체 맥락, 역사적 의미 등과 현시대를 살아가며 적용해야 할 부분 등이 담긴 해석 자체가 좋은 읽을거리입니다.           




지금은『노자』가 살던 시대로부터 2500여 년이나 지나 사람들은 노자를 현시대와 동떨어진 인물로 여기고 그의 말을 난해하게 여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노자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제자백가 중에서도 노자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의가 가장 크고 현대인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경쟁사회가 불러일으킨 빨라진 리듬, 많은 선택지 등으로 우리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지고 어려움은 갈수록 늘어나는 데 행복지수는 계속 떨어져가는 상황을 지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로 서기위해 필요한 것은 ‘마음을 닦고 지혜를 여는 일’이라고 합니다. 『노자』를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번잡함이나 초조함이 사라진다고 강조합니다. 『노자』와 같은 고서가 이 시대에 하는 역할을 세 가지로 정리했군요. 그것은 최소한 ‘적어도 ~하지 않게 하는’ 세 가지의 쓸모로 압축된다고 합니다. 첫째 사람들을 자살하지 않게 하고, 둘째 우울하지 않게 하며, 셋째 치매와 같은 정신적 노화를 늦추거나 걸리지 않게 한다는 것이지요. 이 세 가지를 ‘독서의 쓸모’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듯합니다.(독서가 자살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자살을 망설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울하지 않게 할 수는 없지만,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마음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81장의 원문 중 요즘 일간지 정치면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들과 리더라고 이름 붙여진 이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원문을 하나 더 옮겨봅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지 않고, 뭇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무르므로 도에 가깝다. 거할 때는 땅을 잘 보고, 마음은 그윽하고 깊으며, 남과 더불어 할 때는 어질고, 말할 때는 믿음직스러우며, 위정할 때는 잘 다스리고, 일할 때는 능력을 잘 펼치며, 움직일 때는 때를 잘 살핀다. 무릇 다투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 움직일 때는, 때를 잘 살펴서 움직이시오~!!




저자는 “노자의 『도덕경』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새로워서 아무리 읽어도 다 읽지 못하고, 아무리 읽어도 다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라고 합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한 번 읽고 읽었다고 할 수 없는 책입니다. 다시 읽을 책들만 모아놓은 서고에 잠시 꽂아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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