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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천 칼럼] 나무 끝은 바람에 흔들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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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상에 앉아 바라보는 사각 창문틀 액자의 풍경은, 뾰족한 나무 끝의 나열입니다. 좀 더 큰, 좀 더 작은 잎을 단 나무들이, 같은 시기에 도로변에 심기워진 이유에서인지, 약간의 키 차이만을 가지고 포개어지고 혹은 붙어서서 아파트 꽤 여러 층까지 가리우고 있습니다. 그 키만큼 그 자리에 서 있었음을 증명합니다. 봄 내내 화사한 꽃을 달고 있던 나무가, 이젠 상당히 무성한 잎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빈 가지로 허공의 면을 가르는 분명함, 꽃을 두르고 세상을 밝히는 화사함, 잎을 단 풍성함. 그 모든 것이 실존의 아름다움과, 각개의 순간을 통해 하나님이 자연 속에 투사하신 뜻을 보여줍니다. 눈여겨보면, 조그만 바람에도 나무 최상단 그 세첨한 끝은 언제나 흔들리고 있습니다. 조금 더 커도, 조금 더 작아도, 그 끝은 가늘은 긴 삼각형의 끝이고, 흔들립니다. 무겁게 나뭇잎 많이 달아 겨워하는 중간의 가지도, 비교적 바람에 더 흔들립니다. 가지와 앞을 막은 듯 채워진 나뭇잎 사이에도 공간은 있으며, 그 사이로도 바람은 스며듭니다. 그 스며든 바람은 사이를 흔들어 또 하늘거리게 만들곤 합니다. 바람이 흐르지 못하게 막힌 자연 공간이 그 어디 흔하겠습니까. 바람은 흐르는 것이니까요. 끝 부분 나뭇잎을 단, 가는 줄기 기둥 부분도, 바람의 세기를 알려주며 흔들립니다. 제 책상 의자에 앉아서 보는 창문틀 액자의 그림은 거기까지입니다. 자리를 옮겨 창문가에 다가서서 밖을 바라보면 그 나무들의 아래 기둥 부분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바람 정도를 넘는 세월의 굵기가, 버티는 힘으로 그 나무를 지켜주는 것이겠지요. 보이지 않아도 그 나무 기둥 밑에 둥지를 틀고, 대지를 향해 뻗어간 뿌리는 더 그러할 것입니다. 서 있는 세월만큼, 그 세월의 의미가 유효한 만큼, 묵묵히 바람 맞고 비 맞고 눈 덮였던 기간만큼. 그 나무를 잘라낼까 하는 누군가의 생각 사이를 빠져나온 만큼, 재주 없어 혼자 뛰어나오지 못한 만큼. 바람보다 강한 만큼, 더 힘주고 더 진을 빼내며 땅을 파들어가 뿌리를 내린 만큼, 덜 흔들릴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평생을 살아도 바람이 불고 삶은 많이 흔들립니다. 흔들리는 내 자신을 보며 스스로 불안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뿌리내린 자신을 믿고 스스로 평안해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 있게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하늘나라에 뿌리 내리고, 이 세상에서도 하늘을 사는 든든한 백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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