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되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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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되신 하나님

대구성서아카데미


2년마다 하는 건강 검진을 했다. 위장, 자궁, 대장등...

 이번엔 큰 맘 먹고 대장내시경을 예약했다.

 대량의 약물을 마시고

대장을 깨끗히 비워내는 과정이 너무 고역스러워서 차일피일

미루어 오다가 십 년이 지났다.

올해는 큰 마음을 먹고 대장 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3일 전부터 음식을 가려먹고

검사 전날은 죽으로, 오후 4시부터 금식을 하라고 해서 굶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밥을 먹지 말라고 하니 왜 그렇게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는지....

부드러운 카스테라.

삽겹살,...등등

좋아하지도 않는 치킨 광고조차 군침이 돈다.


오후 8시.

드디어 그 고역스러운 장 비우기.....ㅠㅠ 

저녁 8시부터 약을 물과 함께 배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어야 했다.  

시간 차이를 두고 두 번에 나누어 총 2리터의 물을 마셨다.

약이 어찌나 짠지 고약하기 짝이 없다.

이 이상한 약물과 엄청난 물을 마시는 것 떄문에 대장 촬영은 자주 못할 것 같다.

약물이 뱃속으로 들어가자 이윽고  장이 꼬이는 듯, 누가 꼬집어 뜯는 듯이 몹시 아파온다.


 밤새 잠을 못 자고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장을 비워내느라 몇 시간 못 자고 날이 밝았다.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도 금식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중간에 간호사에 손에 붙들려 나왔다.

장이 깨끗히 비워지지 않아서 찍다가 중단했다며

다시는 보기도 싫은 그 고약한 약물을 또 500리터 마시라고 손에 쥐어준다. 

으으....오만상을 써가며 혼몽한 상테에서 약물을 다 마셨다.


장을 또 한 번 비워 내고 

간호사의 안내로 다시 들어가

혼미한 상태에 빠져들었는가 싶었는데

내시경이 끝나고 용종을 하나 뗴어냈다는 의사의 설명까지 들었단다.

그런데 나는 전혀 의사를 만난 기억이 없다. 마취제 탓인가보다.


오후 1시 넘어서 집에 돌아오는데

 눈이 한 자나 들어간 것 같고 어지럽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점심 겨우 세끼 굶었는데 

오로지 밥 생각 뿐이다. 

 

집에 오자마자 밥에 김치 그리고 삽겹살을 상추에 싸서 볼이 메이게 먹었다,

텃밭에서 딴 풋고추룰 쌈장에 찍어서 먹었다.

밥알의 부드러움, 풋고추의 아삭함, 삼겹살의 고소함이 혀 끝에 느껴진다.

죽이나 가벼운 음식을 먹으라고 했는데

왕성하게 이는 식욕이 그런 지시를 따를 의사가 전혀 없었다.

언제부턴가 아주 배가 고플 떄면 꼭 제대로 된 밥을 찾게 된다. 

간식이나 빵 등으로 대신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진다. 



빈 위장이 채워지니 

비로소 몸속의 피돌기도 제대로 흐르는 것 같다.

 몸이 노곤하다.

굶어보니

"밥이 하느님이다."라는 말이 참말이다.

밥으로 오신 하나님.....!

밥이 되어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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